나는 기독교대한감리회 목사다.
목사라는 것이 직업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생각을 적어도 나는 하지 않는다.
적어도 직업이라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 택하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함이라면 이 일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감리교회가 많은 동네에서, 감리교회를 다니는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죄로(?) 나는 감리교인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아마도 영웅심에서 그랬을 것이다.) 나는 신학생이 되어 있었다. 그것도 망가진 타락한 신학생.
그러던 신학생이 지금음 목사가 되었다. 목회를 시작한지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고
사람들은 나를 목사님이라고 부른다.
나는 내가 목사인것이 부끄러운적이 없었다. 다만 죄스러운 적은 많다. 내가 목사라는 것이 미안한 적도 많다. 그리고 내가 감리교인이며 감리교 목사라는 것이 부끄러운 적도 없었다. 다만 미안한 적은 많았다. 죄스러운 적도 많다. 그것은 지금도 여전하다.
그런데 요즘은 내가 감리교인이라는 것이 부끄럽다. 유구한 선배님들의 모습이 나를 부끄럽게 한다.
감리교회는 사회의 모순과 사회의 아픔을 함께 한 그런 교회였다. 한국적 상황에 맞는 신학을 전개하기 위해 노력했던, 종교들을 서로 존중하고 대화하려 했던 토착화라는 이름의 신학을 했던 감리교 신학대학교-내 모교- 그리고 사회 운동의 중심에 서셨던 많은 선배 목사님들, 민중과 사람을 존중할 줄 알았던 목사님들,
그런데 요즘은 너무 슬프다.
지금 여기서 이렇게 넋두리만 하는 나도 싫다.
느끼는 것 한가지, 다들 너무 똑똑하다. 아는게 너무 많다. 차라리 이 순간은 조금 멍청하고 바보 스러웠으면 한다.
언젠가 다단계하는 곳에 가 본적이 있다. 그곳에서 하는 말, 나에게 하는 말, 당신은 너무 똑똑해서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냥 자신들을 믿고 따라와 준다면 돈을 벌 수 있는데
따지고 재면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 그들의 말이 왜 이렇게 생각이 나는지..
물론 말도 안되는 비교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이런 생각이 드는 건..
감리교 게시판에 오래간 만에 들었갔는데..
너무들 한다.
너무 똑똑해서 탈이다.
조금 멍청해서 하나만 바라보면 될텐데..
너무 많은 것들을 바라고 바라보고 있다.
안타까움을 넘어서 분노의 마음이 일어난다. 이렇게 말하면 나보고 해결 방법을 내 놓아 보라고 그러지 않을 것이면 닥치고 있으라고 말하려는 사람들의 손가락이 무섭다.
김제동이 그랬다던가? 언어는 영혼을 담는 그릇이라고? 다른 사람이 말한 것을 그가 다시 말했을지는 몰라도 참 좋은 말이다.
나도 내 언어에 영혼을 담아 봐야지...
토요일밤에 또 쓸데 없는 넋두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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