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9일
우리 가족은 독일 하노버에 도착했다.

2013년 한국 귀국 이후 시작된 유럽 생활..

이번엔 독일.. 그리고 하노버..
한국 사람들이 많지 않은 곳인데..
이곳에 아름답게 교회가 이루어져 있다.

사진은 우리가 예배 드리는 교회..

아직 모든게 낯설고 어색하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삶을 시작하고 있는 곳..

참 오래간 만에 글을 남긴다. (매번 글을 남길 때 마다 하는 말..)
삶의 여유와 생각들을 나눌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 두 아이 유라, 유빈 학교 첫 등교.
말도 설고, 상황도 설텐데...

사랑하는 딸과 아들을 학교에 놓고 오는 발걸음이 쉽지만은 않았다.

마음이 짠해..

아들 딸 등교를 기념해서 .. 오늘을 기억하기 위해서 글을 남긴다. ​

'-- > 우리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리가 태어났어요.  (0) 2014.07.08
한국에서  (0) 2013.06.18
참 좋은 여행...  (0) 2012.05.11
사랑합니다.  (0) 2012.02.04
유라- "아빠가 기저귀는 안 갈아주고 나를 때렸어 어떻하지?"  (0) 2010.02.12


하도 오래간 만에 들어왔더니 휴면 개정이란다. 너무 오랜만이다. 너무..


지난 번 글에 유라가 자기 이름에 대한 아픈 마음을 이야기했었는데 그 때 약속이 이번에 이루어졌다.

동생이 태어났다. 여동생..


유라는 온갖 회유에도 불구하고 동생이름을 받침이 없는 이름으로 해야 한다고 고집했다.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유미라는 이름을

나와 아내는 유리라는 이름을 제안했다.

할머니는 특히나 유미라고 이름을 짓고 싶어하셨지.. 그런데 그 이름이 쏙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유라와 유빈이와 있는 이틀동안 유미라는 이름으르 짓자고 설득하신 모양이다.


그런데 결과는 유리...


유라와 유빈이 엄마 아빠 편을 들어 버린 것이지..하하하..역시

처음엔 유라 유빈도 유리창이라고 놀림을 당할 것같다고 싫다고 하더니

유라가 자기의 의견을 들어준 엄마 아빠에게 보답이라도 하듯이 유리를 선택해 줬다.

우리 유빈이야 뭐 엄마 아빠 편이니까...


그렇게 해서 우리 막내, 셋째 딸은 유리가 되었다.


2014년 6월 27일 오전 10시 51분 유리가 우리 곁에 왔다.

'-- > 우리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일생활 시작   (0) 2017.01.18
한국에서  (0) 2013.06.18
참 좋은 여행...  (0) 2012.05.11
사랑합니다.  (0) 2012.02.04
유라- "아빠가 기저귀는 안 갈아주고 나를 때렸어 어떻하지?"  (0) 2010.02.12

한국에서의 새로운 생활이 시작된지 12일이 지나고 있다.

지난 6월 5일에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 6월6일 현충일에 공항에 도착했다.

처음 프랑스로 향할 때 많은 이들이 나와 축복해 주고 격려해 주었는데..

돌아오는 길엔 가족만이 우리를 반겨줬다. 왠지모를 쓸쓸함.


지금은 강화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참 좋다.

아내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아이들과 할아버지 할머니가 함께 뛰어 놀고.

가족이 함께 시끌벅적하게 지내는 모습이 참 감사하다.


7월2일부터는 부천의 약대 교회에서 새로운 사역을 시작한다.

다시 부교역자로...


어떤 마음과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할지?

다시 한번 신 앞에 묻는다.


우리 가족 당분간 떨어져 지내야 하는데..

새롭게 부임할 교회에 사택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아서 나만 혼자 먼저 가고 아이들과 아내는 나중에 오기로 했다.

내심 다행이기도 하다. 더운 여름 시골에서 보내고 도심으로 나오는 것도 좋을 듯 하기는 한데

시댁에서 지내게될 아내,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의 아이들 미안하다.


나도 번거롭겠지?

그래도 그것이 지금 우리가 만나 현실이라면 지긋이 눌러 인정해야지.

그리고는 살아봐야지.

그렇게 살다보면 또 다른 시간이 나에게 제공되겠지.


감사.

그렇게 감사하자.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

'-- > 우리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일생활 시작   (0) 2017.01.18
유리가 태어났어요.  (0) 2014.07.08
참 좋은 여행...  (0) 2012.05.11
사랑합니다.  (0) 2012.02.04
유라- "아빠가 기저귀는 안 갈아주고 나를 때렸어 어떻하지?"  (0) 2010.02.12


필라투스 산에 오르는 케이블 카에서 아내와 딸..


몽셀미셀 뒷 길을 달리는 유빈이
 

유빈이 뒤에 달리던 유라


유빈이는 웨슬리 채플보다 철문 사이에서 노는게 더 좋아요.

영국에서

외국에 살면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가장 미안합니다. 

우리 아이들 지금이 가장 이쁨 받을 시기인데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아야 할 시간인데
외국에 나와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함이 아쉽습니다.
건강하게 자라줘서 감사한데
더 많이 사랑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기도 하고...

1월 한국에서 어린 손님들이 왔다 갔는데..
아이들과 보름정도를 같이 지내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언니랑 더 놀아야 한다고 울음을 터트린 딸에게  '나중에 더 놀자.'라고 밖에 할 말이 없어서..
참 미안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 시간이 소중한 시간일지
미안한 시간일지 생각하게 하는 날입니다. 

2월이 시작되었고 시간은 여지없이 또 흐르고 있습니다. 
유라야, 유빈아..
미안하고 사랑한다. 
우리의 시간이 더 소중하도록 아빠가 더 노력할께..^^





 
<25개월 유라입니다. 표정과 감정의 표현이 참 다양합니다.>

우리 딸 유라는 이제 25개월입니다. 태어날때 부터 고관절 탈구로 태어나서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깁스 치료도 하고 보조기 치료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보조기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걸음걸이가 할머니 걸음입니다.
구부정하게 등을 구부리고 다리를 벌리고 걷습니다.
그래도 얼마나 잘 걷고 씩씩하고 명량한 아이인지 모릅니다.
잘자라줘서 감사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것 같습니다.
아이의 생각을 알 수도 없고
아이의 뜻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매일 실수의 연속이고 화의 연속입니다.

아이가 제가 특히 섭섭한 이야기를 잘 합니다.
"아빠가 이것을 해주지 않았어 어떻하지? 아빠가 뽀로로를 가렸어 어떻하지?"
울먹이면서 눈물을 떨구며 이런 이야기를 자주합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빠에게 섭섭한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한달전즈음 아이에게 화를 버럭 낸 적이 있습니다.
자동차에서요. 막 소리를 지르고 운전대를 손으로 내리 쳤습니다.
정말 버럭 화를 냈습니다. 아이에게 화가 난 것도 있었고
상황적으로 제 주변의 일들이 화를 돋구었습니다. 그래도 아이에게 화를 낼 일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이성을 잃고 화를 냈죠. 그리고 나서 몇일동안 아이는 아빠가 화를 냈다는 말을 하고
눈물을 흘리며 그 상황을 재연하더군요..

아마도 그때의 일이 마음에 맺힌 모양입니다

어제 일입니다.
유라는 지금 사타구니에 염증같은 것이 생겨서 병원에서 처방한 약으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손으로 자꾸 긁어서 덧납니다.
기저귀를 빼라 해달라 요구가 엄청납니다. 자기는 얼마나 가렵고 아프고 하게습니까?
막 가려워 지면, "아빠 기저귀 갈아주세요. 가려워요 긁어 주세요."라고 말합니다.
어제도 기저귀를 갈때입니다. 아이가 자꾸 손으로 사타구니를 긁으려 해서
 손등을 제 손으로 짝 소리가 나게 때렸습니다.
"아빠가 안된다고 했지? 손대면 더 아프단 말이야"하고 큰 소리로 이야기하면서
기저귀를 갈았습니다. 그랬더니...이 아이가...

"아빠가 기저귀는 안 갈아주고 나를 때렸어. 어떻하지?" 라는 말을 되풀이 하면서
눈물을 떨구는 것입니다.

아뿔사..
25개월짜리 아이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아빠가 기저귀는 안 갈아주고 나를 때렸어 어떻하지?"

하루 종일 이 말이 마음에 맴돕니다.
꽃으로다도 때리지 말라던 말이 기억나네요..

아이를 통해서 다시 배웁니다.

'-- > 우리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 좋은 여행...  (0) 2012.05.11
사랑합니다.  (0) 2012.02.04
선천성 고관절 탈구, 고유라 병원 다녀오기  (1) 2009.10.20
2009년 8월25일 오전 9시 48분....고유빈 탄생  (3) 2009.09.06
(사진) 딸 유라.  (2) 2009.08.15
사랑하는 딸아이 유라입니다. 사진은 올 여름 사진입니다.

한국에 있는 딸, 파리에 있는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날마다 화상채팅으로 만나고 있는데 요즘은 그것도 신통치 못합니다.

딸아이가 동생을 봐서 그런지 아기 노릇을 한다고 합니다. 말도 어찌나 많이 늘었는지...

우리 딸! 병원 다녀왔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병원 신세를 지기 시작한 우리 딸...
한동안은 병원을 어찌나 기 막히게 알아내는지 동네 소아과만 가도 자지러지게 울고 못들어가게 하더니 이젠 제법 병원을 잘 다닌다고 합니다.

그동안 선천성 고관절 탈구로 치료를 계속 받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합니다.

처음엔 너무나 길고 지루할 것만 같았던 치료의 기간이 벌써 2년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내년 1월 이면 두살이 되는 유라, 치료 기간도 그와 동일합니다.

처음 유라의 병은 가벼운 병인줄 알았습니다.
의사도 가볍게 몇일 기저귀 요법-기저귀를 두세개 채움으로 다리를 벌리게 하는 요법-으로 지켜보자고 합니다.

그러더니 다음에 병원 갔을 때 천으로 된 보조기를 채우자고 말합니다. 그정도로 다리를 잡아 주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더니 다음에 병원에 갔을 때는 깁스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생후 4개월 밖에 안된 아이에게 깁스라니...그래서 우리 유라 100일 사진은 깁스를 하고 찍었습니다. 가슴 밑에서부터 발가락 끝까지 골반을 움직이제 못하게 하는 치료였습니다. 그렇게 여름을 더운 여름을 전신 깁스를 한채로 지냈습니다. 깁스를 푸는 날은 아빠는 일본에 가 있었습니다. 유라와 아내에게 너무나 미안했죠.

그리고는 다시 철재 보조기를 착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인가요. 그래서 우리  유라의 사진은 온통 보조기와 함께 한 사진입니다.

제가 유라의 사진을 저렇게 서서 이쁜짓하는 것으로 골라 올린 것은 보조기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서 있는 것이 기특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우리 가족은 유라의 보조기를 한번도 부끄러워 하지 않았습니다. 늘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빨리 풀어 버리고 싶은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 딸은 뒤집기도 못했습니다.
우리 딸은 배밀이도 못했습니다.
우리 딸은 기어보지도 못했습니다.
우리 딸은 보행기를 타 보지도 못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유라가 앉기 시작한 것 부터 봤습니다.
그때의 감격을 잊지 못합니다.

우리 유라가 오늘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 하시길 이제 거의 치료가 되어 간다고 합니다.
우리 유라는 두가지를 치료해야 합니다. 한가지는 골반 지붕(대퇴골이 골반에서 빠져 나가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역할을 하는 뼈)이 생겨야 하고  다른 한가지는 대퇴골의 골두가 생성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병원 진찰 결과 골반 지붕은 다 생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퇴골은 왼쪽은 안전하게 생성이 끝나가고 오른쪽이 조금 부족한 편이라고 합니다. 이제 그것만 기다리면 된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4개월 뒤에 보자고 했는데 그땐 유라가 프랑스에 들어오는 시기라 못간다고 했더니 그럼 프랑스에서 확인하고 보조기를 풀으라고 했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내년 여름엔 유라와 바닷가 혹은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천성 고관절 탈구를 앓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님들 모두를 위해 기도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아파 마음으로 키우시는 부모님들 그리고 아이들 위해서 기도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둘째 유빈이가 태어났습니다. 건강한 남자아이입니다.

누나로 인해서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또 한창 안정을 취해야  할 시기에 이사를 하고 아빠와 떨어져 지내서
태중에서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한 유빈이가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유라가 아프게 태어나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아직까지 유빈이는 아픈 곳이 없습니다. 건강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유빈이 자라는 모습을 함께 지켜봐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너무나 미안합니다.
한국을 떠나 오는 날 아침, 유빈이 앞에 앉아 유빈이를 축복해 주는데 눈물이 나도 모르게
주루룩...흘러내립니다. 참으려고 해도 더 많은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오히려 아내가 저를 다독입니다.

그래도 유빈이는 좋을 겁니다.
아빠도 있고, 엄마도 있고 누나도 있고 할머니,할아버지도 있는 이 땅에 태어났으니까요..
하나님의 축복 가운데 힘차게 자라나는 우리 이쁜 유빈이가 되길 기대하고 또 기대합니다.

사랑한다 유빈...

우리 딸 유라입니다.
아빠와 헤어져 지낸지 언 2달..이렇게 많이 자랐습니다.
요즘은 아빠와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내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컴퓨터 앞에 와서 아빠를 찾는 다고 합니다.
그리고 거실에서 놀다가도 스카이프 연결음이 들리면 "아빠"하고 뛰어 온다고 합니다.
보조기를 하고 있지만 자기가 뒤뚱뒤뚱이라고 소리를 내면서 잘 걷습니다.

아빠와 화상채팅을 할 때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주려고 하는 듯합니다.
노래도 하고, 숫자도 헤아리고, 엄마나 아빠가 하는 말을 한마디씩 따라 하기도 합니다.

특히 비디오 테이프를 가지고 숫자 놀이와 기차 놀이를 좋아합니다.
오늘은 딸, 유라의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화상을 통해서 만나면 저보고 나오라고 합니다.
"아빠 나와, 아빠 안아"
그래 아빠도 널 안아주고 싶단다...

아내의 배는 잔뜩 불렀죠..
이젠 막달이라 더 힘든 모양입니다.

아내와 딸은 한국에 저는 프랑스에 우리는 이산 가족...
뱃속에 아이도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데 보고싶습니다.

유라야...우리 이제 곧 동생 만나지...
너무나 귀엽고 이쁜 유라의 얼굴이 보이시죠...

사랑하는 딸..더욱 건강해져야 한다...
빨리 보조기 떼어버리자고...
이 편지는 인터넷이 연결되기 전에 아내에게 오프라인으로 쓴 글을 아내에게 보내는 것입니다.
아주 개인적인 부분은 삭제했습니다.

----

사랑하는 윤경에게

여보! 우리가 결혼하고 나서 단기선교 말고 이렇게 멀리 그리고 오랫동안 소식도 없이 떨어져 본적이 없지? 하루 하루를 살고 있기는 한데 어떻게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는지 참 알 수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어.
많은 사람들은 관광으로 이곳을 찾고 있지만, 삶의 자리에서 만나는 이곳은 참 낯설기만해. 아무리 좋은 곳을 보아도 당신이 없으니 그저 낯선 곳이야.

인터넷도 안되니 참 답답하네. 당신과 부모님과의 소통만 아니라면 이것도 괜찮은 것 같기도 해. 당신과 소통만 된다면.

이번주 금요일(오늘이 월요일이야)에 전화를 설치하기로 했어. 전화를 설치해야만 인터넷을 그 선으로 설치할 수 있다고 하네. 그래서 인터넷은 다음주에나 되야 될 것 같아. 이곳에서 기다림을 참 많이 배우는 것 같아. 김숙현(이하 하은엄마)집사가 참 많이 도와주고 있어. 하은엄마랑 아빠가 인터넷과 전화를 직접 알아봐주고 있어. 밥이라도 한번 사야겠어. 참 고마워. 하은아빠는 이곳에서 13년을 살고 프랑스 여행에 대한 책도 몇권 썼더라고. 그래서 그런지 이곳을 무척 잘 알고 잘 도와줘. 하은엄마 말로는 하은아빠가 누군가를 위해 이렇게 도와줘 본적이 없다고 하네. 부인이랑 아는 목사가 왔다고 참 많이 도와주는 것 같아. 처음에는 그들이 우리 교회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이렇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니 차라리 다른 교회에 다니는 것이 참 좋다는 생각도 드네. 아마 우리교회에 나오고 있다면 이렇게 도움을 받기 어려울 것 같아. 불편하기도 하고. 지금이 참 좋은 것 같아.

당신은 어때? 당신은 지금쯤 강화에 있겠다. 나 없이 시댁에 있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을 텐데. 고맙고 미안하고 그래. 건강은 어때? 배가 점점 불러 오는데 몸은 불편하지 않은지? 유빈이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어. 건강하게 태어나길 기도하고 있어. 물론 당신의 건강도 함께 기도하고 있지. 유라는 잘 놀고있어? 아빠 안 찾니? 빨리 인터넷이 되면 화상으로 만날 텐데.

산본 집은 어떻게 됐니? 팔렸어? 아니 그대로야? 전화하면서도 부모님과 통화도 못했네. 꼭 끝나고 나면 생각이나. 당신이랑 통화하는게 넘 좋아서 그랬나봐. 내일은 샹제리제 거리에 한번 나가보려고 해. 지나가다 보니 wifi된다고 기록해 놓은 것 같아서 전화기를 들고 한번 나가보려고 해. 맥도널드나 kfc같은 곳에 가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한번 들고 나가보려고. 되면 참 좋을 텐데..

그래도 이렇게 당신을 그리워하며 편지를 쓰는 것도 참 좋다.
멀리 떨어져 있어 더욱 그립고 사랑스러운 당신.
내게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점점 더 느끼는 시간이야.

우리 이곳에 오면 재미있게 보내자. 돈 쓰는 것은 참 무섭더라. 조금만 써도 훌쩍 돈이 나와. 이곳의 물가는 대단한 것 같아. 물론 찾아보면 싸게 살 수 있는 것도 있겠지만 현재로는 그래. 그리고 차가 없으면 참 불편한 것 같아. 차를 사려고 보니 무지하게 비싸기도 하고. 그래도 중고 아주 헐은 것이라도 하나 사야하지 않을까 생각해. 사람들이 그러더라 처음에 와서 사지 않으면 못산데. 그런데 할부라도 하려면 신용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은행계좌에 돈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

지난주부터 틈나는 대로 거리를 걷고 있어. 한 시간에서 삼십분 정도 보통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아. 운동도 하고 거리에 익숙해져가기도 하고. 나 혼자 낯설어 하는 것 같아. 아무도 낯설어 하지 않는데...

동네는 무척 조용해. 약간 외진데 있어서 문화를 느끼고 프랑스를 느끼기 위해서는 지하철을 타고 나가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뭐 이정도면 좋은 곳 같아. 물론 차차 다른 집도 알아보려고 해. 일단은 이곳에서 익숙해지고 짐이 들어오기 전에 이사할 수 있으면 한번 이사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시내 더 가까운 쪽으로.


교회 일에 대해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아. 지금부터 조금씩 계획해 놓았다가 천천히 하나씩 해야 할 것 같아. 지금은 교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일단은 말이야 여기는 바캉스라는 것이 있어.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몇 일 떠나는 바캉스가 아니야 한 달, 혹은 두 달씩 떠나. 프랑스 사람들은 이 바캉스를 위해서 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아. 이곳에서 사역하는 것이 쉽지 않겠어. 기도해야 할 부분이야.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으니 더 보고 싶다. 하루에 한번씩 유라랑 당신 동영상 보고 있어. 그것으로나마 위안을 삼고 있지.

또 편지할께 이 편지들은 인터넷이 연결되면 한꺼번에 보내게 될꺼야. 시간 날때 마다 조금씩 쓸께. 사랑한다. 내 마누라. 보고 싶다.

프랑스에서 당신의 사랑이...06/ 07/ 2009(여긴 날짜를 이렇게 쓰더라고 익숙해 지려고 나도 이렇게 쓴다.)

#2
여보 나야! 오늘은 무기력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어.
아침 일찍 샹제리제에 나갔었어. 당신과 통화를 해보려고 인터넷 전화기를 들고 여기 저기 무선을 잡아봤는데 안되네. 전화기에 문제인지? 가끔 전파를 잡기는 하는데 전화기랑 연결이 안되네. 어쩔 수 없지 뭐.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날씨가 구질 구질해서 그런지 마음이 자꾸만 가라앉는다. 그래서 밥 먹고 침대에서 뒹굴다가 정신 차리고 뭐 좀 해보려고 하다가 당신 생각나서 편지부터 쓰려고.

말을 못 한다는 게 참 어렵다.
문뜩 그런 생각을 해봐. 옛날에 노동을 팔기 위해 독일에 광부로 간호사로 오신 분들은 어떻게 지냈을까? 나 보다 더 간절했을 텐데 그들의 외로움이 느껴져. 그분들 역시 나보다 더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 텐데.

어학원을 알아봐야 하는데 자꾸만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야 하는 게 힘들다. 커피 한잔 마시고 마음을 가다듬어 봐야겠어.
여보 당신은 지금 강화에 있겠지? 내가 어제 편지에 이야기했나? 소포 잘 받았어.
얼마나 반갑고 마음이 짠하던지. 고맙다. 그런데 포장을 좀 잘해야 할 것 같아. 박스가  뜯어져서 왔더라고. 전체가 열린 것은 아닌데 한쪽에 구멍이 뻥 났더라고.

강화에 있는 내 책을 소포로 붙여야 할 것 같아. 배로 붙이면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가격이 싸니 그렇게 하면 내가 한국에 다녀올 때 다른 짐을 조금 더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아. 차라리 그게 좀 더 나을 것 같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으니 어쩌니? 당신이라도 있으면 우리 가족이 알콩달콩 지냈을 것이라 생각하니 더 가고 싶다. 친구들도 그립고.

중앙교회가 참 좋은 교회라는 생각도 들고. 그 만한 교회가 없는 것 같아. 다시 가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 날씨가 사람을 참 이상하게 만들어. 추워 벌써. 한 일주일 덥더니 이제 춥다. 반팔 옷 밖에 없는데 큰일이다. 밤엔 더 추워. 하늘도 잔뜩 흐리고 우중충해. 이게 유럽의 날씨인가봐. 며칠 덥더니 그게 다가 아니었나봐. 알지 못하고 들어온 것이 참 여러가지 힘들게 하네. 다음 주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인터넷만 대봐라. ㅋㅋ 신나게 당신이랑 부모님 친구들과 소통할 거야. 소통의 부재. 이것이 요즘 화두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도 이렇게 소통이 안되고 있단 생각이 들어. 비가 오네. 라고 말하는 순간 널어 놓은 빨래가 생각났어. 후다닥 뛰어가서 걷고 왔다. 하하...
프랑스에서 내리는 비를 보는 것 처음이네. 오늘 나는 비를 경험하고 있다. 프랑스의 비. 세차게 내리네.

(잠시 사이를 두고)

비가 세차게 내려서 덧창을 다 닫았는데 비가 잠잠해 지네. 비 내리는 모습도 한 장 남겼어. 처음이라 다 중요하게 여겨지나 봐. 커피 한잔 하려고 물 올려놨다. 커피 한잔 마시고 뭔가 시작해야겠어. 여기 사람들의 폐쇄성이 조금은 이해가 되려고 해. 일주일 만에 너무 많은 것을 느끼려고 하는 것일까? 오늘부터 성경을 옮겨 적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곳에 있는 동안 말씀과 기도 안에 충분히 머물러 봐야겠어.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하고 느끼는 시간이 되었으면 해. 당신도 유라와 유빈이와 시부모님 사이에서 많이 힘들겠지만 깊게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가져야할 것 같아. 이곳은 준비가 없으면 많이 힘든 곳인 것같아.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더 많이 말해도 내 사랑은 당신을 향해 있어. 보고싶다.

07/07/2009 

'-- > 우리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년 8월25일 오전 9시 48분....고유빈 탄생  (3) 2009.09.06
(사진) 딸 유라.  (2) 2009.08.15
어린이날....더 많이 커라...  (0) 2009.05.05
어린이날  (0) 2009.05.05
산책  (0) 2009.05.0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