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옛날에 살던 집은 아주 작은 집이었다.
아버지께서 아주 오래전에 내가 7살무렵 손수 지으신 집이다. 그 집에 공장이 딸려 있기도 했지만
워낙에 집이 엉성하게 지어져서 소음이 심한 곳이었다.
집 앞은 한길이었고 집 뒤는 바로 들판이 이어지는, 그래서 집 화장실에 앉아 있으면 들판의 찬 바람에 아랫도리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추운 그런 곳이었다.
그렇게 추운 바람이 부는 그 겨울이 지나면, 한 여름 그 들판이 주는 바람의 시원함이란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시원함이다. 집 뒤 들판으로 이어진 길, 그래서 아침 저녁이면 경운기 소리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해야 하던 집.
오늘은 그 집, 그 뒤 들판, 그 길이 무척 그립다.
인터넷을 보다가 옛날 집 뒤 들판과 비슷한 풍경의 사진을 보았다. 위에 있는 사진.
지금은 농경정리가 되어서 찾아 볼 수 없는 길.
오늘은 그 길이 무척이나 그립다.
가고 싶다.
길을 걷다 보면 멈춰서야 할 때가 있다.
일을 하다 보면 가만히 멈춰 소리를 들어야 할 때가 있다.
지금이 나에게는 가만히 멈춰서서 소리를 듣고, 마음을 듣고 나를 듣는 시간이다.
프랑스에 와서 더욱 자주 듣는말, 내 말이 모호하단다..
명확해지고 정확해 지기 위해서 멈춰서야 한다.
말을 멈추고 생각을 멈추고 길을 멈추다.
오늘 난 멈춰선다..
멈춰서 나를 본다.
'- > 꼬목사랑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만에 포스팅... (0) | 2010.03.23 |
---|---|
ipad 드디어 출시 (0) | 2010.01.28 |
도대체....좌파와 우파의 개념이 한국에서는 어떻게 사용되는 것인가? (2) | 2010.01.16 |
변화에 대한 생각.. (0) | 2010.01.08 |
2010년 새해 첫 글 (0) | 2010.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