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난 아직도 엄마라도 부른다. 어머니란 말은 웬지 거리를 두게 한단말이야..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있고 한 여자의 남편이 된 지금도 여전히 엄마가 좋다.

생각해 보면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부자지간처럼 어떤 추억, 가슴 아프거나 행복하거나
엄마와 무엇을 했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분명히 무엇인가 있을텐데 무엇인가를 기념하고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있는 일들이 우리에게도 있을텐데 가만히 생각해 봐도 없다.

고집세고 자존심 강하고 늘 혼내시던 엄마를 기억한다.
어릴적부터 공부하기를 좋아하셨다던 우리 엄마 그런데 줄줄이 달린 동생들 덕에
삼촌을 엎고 등교하다가 결국은 학교를 진급하지 못하셨다던 엄마.
지금도 울 엄마는 이곳 저곳 공부하는 곳이면 늘 찾아다니신다.

우리 엄마는 불치의 병을 앓고 계시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프시다.
젊을 때부터 고생을 많이 하셨다.
내가 기억하는 엄마는 늘 일하는엄마였다.
공장일, 집안일, 논일, 밭일
그래서 울 엄마는 지금 그렇게 늙으신 나이도 아니신데 아프시다.

늘 아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신 기억이다. 약도 꽤 많이 드셨다.
엄마의 기억은 일하시고 아프고....

우리 엄마의 손은 정말 내가 봐도 엉망진창이다. 남자인 내 손보다 더 거칠고 험하시다.
손톱은 너무 두꺼워서 손톱깍기로 깎기도 힘드시다.
손은 새까마시다. 일을 너무 많이하셔서..

그런 엄마와 떨어져 지내고 있다.
몇번 떨어져 지낸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번이 처음이다. 내가 어딜 가는데 멀리 떨어지는데
눈물을 보이시며 건강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엄마의 모습이 처음이다.
검색대를 지나 이민국을 지나 면세점 가득한 그 곳에서 엄마에게 다시 전화를 했다.
또 울먹이신다. 나도...

장가를 가고 아이를 낳아도
엄마는 나에게 그냥 엄마다.
추억이 없어도 무릎을 베고 하늘를 본 적이 없어도
어딘가 좋은곳에 둘이 여행을 가본적이 없어도
둘 만의 추억이 없어도
영화나 드라마의 모자지간 같은 그런 잔잔함이 없어도
나에게는 한분이신 엄마다.

그런 엄마가 오늘 무척 보고 싶다.
우리 엄마라고 왜 이쁜 것을 모르겠는가?
우리 엄마라고 왜 멋을 모르겠는가?
우리 엄마라고 왜 편함을 모르겠는가?

그런 엄마가 오늘 많이 보고 싶다.
엄마 사랑해요.

ps 우리 아빠 잘 삐지시는데 혹 이렇게 글 써놓은거 보시면 삐지실라..
     아빠, 엄마못지 않게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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