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사다.  목회자로 산지 벌써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나는 무엇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나 스스로도 지금 기독교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 않다. 올바르지 않은 기독교의 모습이 너무나도 많고

그 모습이 기독교를 대표하는 모습으로 각인되는 것도 불편하다. 그러나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난 지금 유럽, 프랑스 파리의 작은 교회 담임목사다. 작은 교회 목사. 이게 지금 내 모습이고 내 명함이다. 

사람들은 큰 교회를 비난한다.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고 작은 교회가 좋은 교회냐? 그렇지 않다. 

분명한 이유가 있는 작은교회, 건강한 작은 교회라면 좋은 교회일 수 있겠지만, 큰 교회를 지향하는 작은 교회는 좋은 교회라기 보다는 성공하지 못한 교회다. 큰 교회를 지향하나 작은 교회이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표현한 것이다.  


교회란 무엇인가? 

성도란 누구인가? 

이런 질문은 이제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정확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살지 못한다는 것이지 바른 정의가 없어서가 아니다. 

바른 정의를 이야기하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나의 모습니다. 


이곳 파리에 있으면서 자꾸 위축된다. 자꾸만 많은 핑계와 이유를 만든다. 아마도 한국에 있어도 그랬을 것이다. 그것은 내가 아직 스스로의 정체성을 바르게 인정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로는, 글로는 나는 바를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정작 지향점은 그렇기 못하고 살아가는 모습도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혹 들려오는 소식에 

미국에서, 한국에서 목회를 잘하는 선후배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어느정도 규모의 교회의 담임이 되었다더라, 교회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다더라. 

부럽다. 솔직히 나도 그렇게 뭔가를 해보고 싶다.


꼭 그런 방법과 내용이 아니더라도 목사로 인정 받고싶어한다. 

말로는, 생각으로 그저 목사로 살아가는게 감사라고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저쪽의 목사가 아니라 이쪽의 목사라고..

성공신학에 사로 잡혀 사람의 마음을 잃어버리고 교회를 파괴하는 목사가가 아니라고 

나는 그런 목사가 아니라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어쩌면 그게 더 큰 위험이고 더 큰 잘못일수 있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마음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래서 속상하다. 그저 살면 되는데... 

자꾸 비교하게 되고 자꾸 자존감이 낮아지고...

나도 더 잘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으로.. 

지금의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목사로 10여년을 살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데.. 

더 가벼워지고 더 무뎌지고 더 깊어져야겠다. 


적어도 정의 내려진 목사, 정의 내려진 성도, 정의 내려진 교회만큼이라도 바르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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