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월의 21일...
두달이 지나가고 있다.
지나간 일들에 하나님의 흔적을 발견하기를 기도한다.
주님,
주님,
그리고
주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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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밀이 수건/ 최승호
살이 얼마나 질긴지
때밀이수건에 먼저 구멍이 났다.
무명(無明)은 또 얼마나 질긴지
돌비누 같은 경(經)으로 문질러도
무명(無明)에 거품 일지 않는다.
주일(主日)이면
꿍쳐둔 속옷 같은 죄들을 안고
멋진 옷차림으로 간편한 세탁기 같은 교회에
속죄하러 몰려가는 양(羊)들.
세탁비를 받으라, 성직자여
때 밀어 달라고 밀려드는 게으른 양(羊)떼에게
말하라, 너희 때를 이젠 너희가 씻고
속옷도 좀 손수 빨아 입으라고.
제 몸 씻을 새 없는 성자(聖者)들이 불쌍하다.
그들의 때 묻은 성의(聖衣)는 누가 빠는지.
죽음이 우리들 때를 밀러 온다.
발빠지는 진흙 수렁 늪에서
해 저무는 줄 모르고 진탕 놀다온 탕아를
씻어 주는 밤의 어머니,
죽음이 눈썹 없이, 아무 말 없이
우리들 알몸을 기다리신다.
때 한 점 없을 때까지
몸이 뭉그러져도
말끔하게 때를 문지르고 또 문지르는 죽음,
죽음은 때를 미워해
청정한 중의 해골도 씻고 또 씻고
샅샅이 씻어 몸을 깨끗이 없애 버린다.
그렇다면 죽음의 눈엔 온몸이 다 때란 말인가?
- 시집 <얼음의 자서전> (세계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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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세 번째 주일은 특별한 주일이었습니다.
매년 있는 추수감사주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특별했습니다. 저에게 무엇보다 특별한 주일이었습니다.
교회 식구들이 함께 예배를 이루어가는 것이 참 행복했습니다.
간증을 하며 찬양을 하는 모습에 더 없는 감사를 누렸습니다.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삶의 자리에서 각각 느끼게 하시는 사랑이 달랐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같은 사랑이었습니다.
그간 우리가 함께 한 일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함께 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느겼었는데
이번 예배를 통해서 우리도 함께 할 수 있구나라는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때가 되었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이제 할 수 있는 그 일을 향해서 한 걸음 더 자리를 옮기고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이번 주에는 남자 성도들이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조금 엉성하긴 했지만 더 없이 맛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청년들의 웃음 소리, 아이들의 장난치는 소리, 어른들의 밝은 목소리 교회가 더 시끄러워지고 소란스러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맑은 웃음 소리로 소란스럽고 밝은 수다로 소란스러운 교회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몸으로 느끼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일은 참 행복한 주일이었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사진 설명: 흑백으로 표시된 부분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의 성이고 컬러 표시된 부분은 느헤미야가 재건한 성벽. 느헤미야가 성벽을 쌓을 때에 다윗 시대의 성안 쪽 마을 조차도 다 둘러 쌀 수 없었다. 느헤미야의 성벽 재건은 그 만큼 급박했다.이 사진과 설명은 http://biblia.co.il/?p=357#comment-14 에서 빌려 왔습니다.)
주일을 준비하는 밤.
10월의 첫번째 주일을 준비하는 밤.
이스라엘에 있는 선배가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느헤이먀가 재건한 성벽 사진과 그 느낌을 적은 글이다.
느헤미야와 함께 돌아간 사람들이 성벽을 재건하고 그 후에 에스라가 율법책을 낭송하는 모습을 묘사하면서 감동적인 모습을 묘사하는 듯 하다가 글은 조금씩 과격해졌다. 충분히 감정적으로 읽을 수 있는 글이다.
800년 만에 지키는 그들의 초막절, 철저하게 하나님을 떠나 있던 그들.. 그리고 그 선배의 일갈.. 그놈들이나 나나.. 오십보백보... 쩝.. 뜨거웠던 열정(과거)을 말하지만, 뜨거운 열정(현재)을 말 할 수 없는 자신을 탓하고 있다.
이글과 자신을 보면서 나 또한 다른 생각이 든다.
난 지금 그 초막이라도 지키고 서 있는가? 나날이 경험하는 뜨거운 감격을 고백하는 목회자인가? 아니면 세월을 탓하고 시간을 탓하고 상황을 탓하고 있는가? 느헤미야가 결코 이룰 수 없을 것 같았던 52일만에 3만 6천평의 성벽.. 그러나 그들을 그 성벽을 세웠다.
파리에는 많은 교회들이 있다. 그 교회들을 비난하거나 책 잡고 싶은 마음은 없다.
바르지 않음이 크다고 해서 인정받을 수 없다. 일반 사회에서도 안되는 일들이 교회들에서는 은혜라는 말로 포장되어 함부로 자행되고 있다. 믿음의 선배들이 애써 쌓아 놓은 성벽을 함부로 무너트리는 것이다.
지금 우리 세대만 잘 지나가면 그만인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 세대를 지나가야 하면서 다음 세대를 위한 성벽 돌 하나를 올려 놓을 의무가 있다.
나는 이만교회 목사이고, 그것도 작은 이민교회 목사이다. 정말 집도 절도 없는 목사다.
느헤미야의 성벽을 보면서 무너져버린 교회가 겹쳐진다.
느헤미야의 성벽을 보면서 지금 내 모습이 보인다. 급박하게 일으켜 세워야 할 나.
나는 오늘도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다. 우물거리고 있다. 정말로 묘비에 우물쭈물하다가 그럴 줄 알았다는 말이 기록될 것같은 느낌이다. 관계 때문에 말하지 못하고, 작아서 말하지 못하고, 미움 받기 싫어서 말하지 못하고 있는게 있다.
사람들은 바름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되는 일을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성경적이고 바른 신학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저 내 생각에는...이라고 이야기한다.
자기 편리한 하나님을 만들고 재생산하고 또 합의한다.
소속이 애매한 교인들, 소속이 애매한 교회들, 정체가 애매한 교인들, 정체가 애매한 교회가 많다.
세상과 하나님의 나라, 교회 사이에서 괴변과 변명을 늘어놓는 수다장이들이 넘쳐난다.
나라고 다를까?
이곳에 와서 뭔가 해야겠다고 준비하던 모든 일이 하나도 되지 않았다.
목회는 목사 혼자서 할 수 없음을 절실히 느끼고 새긴 시간들이다.
요즘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있다.
함께 하나님의 교회를 세울 사람 10명을 보내주세요.
교회 다니는 사람 말고 함께 교회를 이룰 사람 10명을 보내주세요.
이것은 나를 향한 회개의 외침이고 나를 향한 다짐의 고백이다.
교회,
어머니 교회
상처입은 어머니를 언제까지 내버려 둘 것인가?
내일 상처입은 어머니 교회를 만나러 간다.
그 전에 고요하게 마음 깊이 긴 호흡을 내 뿜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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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가 변하고 있습니다. 많이 자랐습니다.
이제 혼자서 하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림도 혼자 그리고, 글도 혼자 쓰고, 책도 혼자 읽습니다.
유라가 변하고 있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왜요? 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동생을 괴롭히거나 엄마 말을 안들어서 혼이 날때도 "싫은데요" " 나 혼나기 싫은데요"라고 말을 합니다.
때론 아빠가 엄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면 생글생글 웃거나 키득키득 웃으며 상황을 넘기려고 합니다.
화를 내지 말아야지하고 마음으로 다짐하지만 꼭 아이가 비웃고 놀리는 것 같아 기분이 상할 때가 있습니다.
아이가 하는 행동에 제가 반응을 더 합니다.
저는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유라는 왜 그런 마음이 들었지? 왜 그렇게 생각하지?
그랬더니 이제 아이가 대꾸를 합니다. "전 그렇게 하기 싫은데요" 화가 나지만 꾹 참아 봅니다.
프랑스 나이로 4살, 한국에선 5살...
때로는 감당이 잘 안됩니다. 울고 불고 할 때는 영락없는 아이인데..
눈을 똑바로 뜨고 자기 할 말 다 할때는 아이같지 않습니다.
"저는 벌을 받고 싶지 않아요. 왜냐하면요...." 이렇게 말하면 정말 말문이 탁 막힙니다.
자기 딴에는 이유가 분명하니까요..
그 이유를 억누루고 싶지는 않습니다. 잘 이끌어주고 싶은데..
아직 제가 부족해서 그런지 화가 먼저 날때가 많습니다.
말을 하다보면 이야기가 아니라 또 훈계를 할 때가 있습니다.
서로의 감정에 충실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빠라는 권위로 아이를 억누르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한번 권위로 눌러 버리면 일은 쉽겠지만 그 다음 아이와의 대화는 단절이 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아직은 저도 아이에게 가르칠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은 하는데.. 아이를 보면서 두렵습니다.
혹 내가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 아이를 규정지으려하는 것은 아닐까?
사랑하는 유라야..
유라가 요즘 좀더 자라면서 아빠에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게 신기하면서도 아빠도 당혹스럽다.
잘 만나고 잘 지나갈 수 있도록 아빠가 노력 많이 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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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가을은 비와 함께 시작한다.
쨍하던 날씨가 우물주물 머뭇거리기 시작하면서 가을이 시작된다.
해가 짧아진다.
섬머타임이 있는 백야 현상이 드러나는 파리 그래서 밤 10시까지 날이 저물지 않는 파리..
그 파리가 이제 수줍은 듯이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렇게 시작된 파리의 가을.. 그리고 겨울을 재촉하는 비...
한국에 살땐 주로 여름에 비를 맞이하고..
가을은 청명한 하늘과 맑은 바람.. 노오란 들판을 만났는데..
여기선 흐린 하늘.. 떨어지는 비.. 서늘한 바람이 맞이한다..
4년째 맞이하는 가을...
그 가을은 풍성하여 열매 맺는 가을이 아니라..
서늘하기만 한 가을..
가을이다.. 몸도 마음도 또 추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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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쉽지 않다.
바름을 이야기하는 것도
예수의 이야기를 바로 하는 것도
사람들을 대하는 것도
다
모두
쉽지 않다.
지금 내가 지나고 있는 이 삶은 무엇인가?
늘 고민이다.
오늘도 또한 하나의 고민을 보고 만났다.
목사는 사람이 아닌가?
어찌 저렇게 말할 수 있단 말이가?
그간 목사로 인해서 받은 상처가 많은 사람들...성도들..
그들의 마음이 풀린 다면
하나님.
나의 주님.
성령님.
나에게
힘을
지혜를
그리고
담대함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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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위기다? (0) | 2009.10.28 |
나는 목사다. 목회자로 산지 벌써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나는 무엇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나 스스로도 지금 기독교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 않다. 올바르지 않은 기독교의 모습이 너무나도 많고
그 모습이 기독교를 대표하는 모습으로 각인되는 것도 불편하다. 그러나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난 지금 유럽, 프랑스 파리의 작은 교회 담임목사다. 작은 교회 목사. 이게 지금 내 모습이고 내 명함이다.
사람들은 큰 교회를 비난한다.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고 작은 교회가 좋은 교회냐? 그렇지 않다.
분명한 이유가 있는 작은교회, 건강한 작은 교회라면 좋은 교회일 수 있겠지만, 큰 교회를 지향하는 작은 교회는 좋은 교회라기 보다는 성공하지 못한 교회다. 큰 교회를 지향하나 작은 교회이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표현한 것이다.
교회란 무엇인가?
성도란 누구인가?
이런 질문은 이제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정확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살지 못한다는 것이지 바른 정의가 없어서가 아니다.
바른 정의를 이야기하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나의 모습니다.
이곳 파리에 있으면서 자꾸 위축된다. 자꾸만 많은 핑계와 이유를 만든다. 아마도 한국에 있어도 그랬을 것이다. 그것은 내가 아직 스스로의 정체성을 바르게 인정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로는, 글로는 나는 바를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정작 지향점은 그렇기 못하고 살아가는 모습도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혹 들려오는 소식에
미국에서, 한국에서 목회를 잘하는 선후배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어느정도 규모의 교회의 담임이 되었다더라, 교회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다더라.
부럽다. 솔직히 나도 그렇게 뭔가를 해보고 싶다.
꼭 그런 방법과 내용이 아니더라도 목사로 인정 받고싶어한다.
말로는, 생각으로 그저 목사로 살아가는게 감사라고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저쪽의 목사가 아니라 이쪽의 목사라고..
성공신학에 사로 잡혀 사람의 마음을 잃어버리고 교회를 파괴하는 목사가가 아니라고
나는 그런 목사가 아니라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어쩌면 그게 더 큰 위험이고 더 큰 잘못일수 있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마음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래서 속상하다. 그저 살면 되는데...
자꾸 비교하게 되고 자꾸 자존감이 낮아지고...
나도 더 잘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으로..
지금의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목사로 10여년을 살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데..
더 가벼워지고 더 무뎌지고 더 깊어져야겠다.
적어도 정의 내려진 목사, 정의 내려진 성도, 정의 내려진 교회만큼이라도 바르게 살아야겠다.
가을이다. (0) | 2012.09.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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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취임했다.
프랑스 제5공화국 7대 대통령임기를 시작한 것이다.
17년 만에 좌파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그의 공식적인 업무가 시작되었다.
한편에서는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이야기한다. 아슬아슬하게 이겼고 내용상으로 이겼다고 볼 수 도 없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통계표를 제시하면서 설명하는데 프랑스를 잘 모르니 그건 잘 모르겠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지금 프랑스 대통령, 즉 올랑드와 함께 사는 사람은 동거인이다. 결혼을 한 사람이 아니란 말이지...
퍼스트 레이디인데 동거인이다. 결혼할 생각도 없단다. 우리 나라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상황..
그래도 이곳에서는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역할을 한다.
다른 때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엔 이취임식도 엄청 간단했다.
15일 오전 10시, 엘리제궁에서 물러나는 사로코지와 만난 후 올랑드는 취임선언을 했고
프랑스산 자동차를 타고 개선문까지 카퍼레이드를 했다.
국빈으로 초대된 사람도 없었고 올랑드가 개인적으로 초대한 30여명의 사람들만 취임식에 참여했다고 한다. 취임식이 대중에 노출된 공식행사가 아니라 업무를 시작하는 행사로 끝난 것이다.
유로존의 위기때문에 간소하게 치뤘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상식으로는 참 간단하고 검소하게 치루어졌다.
1차 투표 4월 22일, 2차 투표가 5월 6일.. 9일 후에 취임...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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